부천 나들이
by 쏘쏘아침 일찍, 치과에서 크라운 치료를 받고 부천으로 향했다. 안양에서 출발할 때는 비가 꽤 세차게 왔는데, 부천에 도착할 무렵에는 다행히 비가 좀 사그라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고장 부천. 내 고향. 지금은 사정상 타지에 정착해 살고 있지만 언젠간 꼭 다시 돌아가겠다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남들은 서울이 좋다지만...왜 어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고싶어하는지 그 마음이 이해되는~
오늘 부천에 간건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나기위해서다.. 한 3년만인가?
이 친구는 20대 중반 취업준비를 하며 만난 사이인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같은 동네(부천)에 살고 있다는걸 알게되어 더 자주만나게되고 친해졌다.
취업하고도 동네가 같아 종종 만나곤했는데, 이후 친구가 결혼을 하고 나는 이사를 가며 예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뜬금없이 연락해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편한친구다.
취업 준비기 시절은 참 힘들기도 힘들었는데, 그 시기 그 모임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이라, 그 당시 힘들었던건 그래도 요런 인연을 만나기 위함이 아니였으려나 하는 생각도 든다.
상동 홈플러스. 예전에는 24시간 운영을 한적도 있어서, 동생이랑 술 마시다가 안주가 떨어지면 밤에 급 장을 보러가기도했다.
또 한번은 불도 크게 났는데, 불이 얼마나 크게 났던지 그 불냄새가 우리집까지 오기도했다. 그 때 ㅇㅎㅇ이랑 카톡을 하며 케이블 채널로 힐스아이즈 영화를 보고있었는데 불냄새가 나서 베란다로 나가보니 경비아저씨들이 손전등을 들고 분주히 여기저기 비춰보던 기억이 난다.
홈플러스의 저 모자이크 벽화.ㅠㅠ부천 중상동의 나름 랜드마크인데 사라진다니..
하.. 이 자리에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고 홈플은 그곳의 지하로 입주한다는 소문이 있다. 이 좁고 사람 많은 도시에 고층주상복합을 짓는다고? 부천에 주택과 아파트가 얼마나 많은데?ㅠㅠ 특히 고층 주상복합이면 여기저기 기다렸다는듯이 지어댈거고 스카이라인 또 다 버리겠구나 하늘보기 힘들어지겠구나 싶어 마음이 복잡하다. 기독교의 바벨탑이야기도 생각나고?
하필 이날 비가 많이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소풍터미널 뉴코아나 돌아다니기로했다.
(현대백화점 리뉴얼하고 너무 사이버틱하게변해서 가기 부담시러..)
흑흑 정겨운 경인문고 로고, 저 로고 참 정겹고 좋아. 내가 초딩일때는 경인문고가 부천역 인근 지하에 있었는데, 주말이면 종종 부모님과 경인문고에 들러 책을 구경하며 고르고 부모님이 허락한 책, 우리에게 사주고싶은 책을 구매하곤했었다...변하는게 당연한 그 속도도 빠른 이 시대에, 변치않는 무언가가 있다는건 넘 좋아. 고맙기도하고..
경인문고 늘 잘되길 기원합니다. 진심🙏
점심은 담솥에서!
내가 먹은건 매운가지 치즈 솥밥. 아주 가지가 풍성쓰. (스테이크 밥을 먹으까 이걸먹을까 끝까지 고민이되었던~)
솥에 나온 밥을 잘 비벼서 옆에 있는 밥공기에 옮겨담고, 빈 솥에는 보리차를 부어 이후 숭늉을 먹으면 된다~!
양이 생각보다 많아 한참을 비볐다. 솥밥이다보니 아무래도 누룽지화된 부분도 있어 조심조심 뇸뇸.
(끈적한음식 조심하라는 치과 미션완료) 그리고 같이 나오는 국이 일본식 미소 된장이 아니라. 진한 우리 된장국같아서 더 좋음.
비가와서 걍 소풍 내에있는 프렌차이즈 카페를 갈까 싶었지만 아까 도착했을때 비의 기세가 꺽였다싶었기때문에 기왕 부천에 온거 비를 뚫어보기로 하였다. 근데 왠걸 밥먹고 나와보니 빗줄기가 더 쎄진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먼거리가 아니니 이동.
이번에 간곳은 맛남살롱 . 디저트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고고. 친구가 크림이 많지 않은 케이크가 먹고싶다하여 레몬딜버터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왠걸 크림이 완전 내취향이다.. 크림이 느끼하지않고 서걱서걱한데 상큼해.
평소 신음식을 정말 안좋아하는 편이라, 전에 유명 레몬타르트 먹고도 다시는 안먹을테야라 생각할정도인데, 레몬딜버터 케이크는 레몬의 신맛보다는 크림의 단맛과 레몬의 향긋한 상큼함의 조화가 참 좋아서 나중에 또 생각날거같다.
가게 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이런저런 근황이야기를 나누었다. 실내에서 듣는 빗소리는 왜이리 좋은건지^^
아이 키우는 이야기부터 일이야기 일상이야기, 예전 함께 기억하고 있는 일상들.. 이야기 나누다보니.. 아 ㅇㅈ 우리 엄마아빠 귀농집에도 놀러왔었구나 ! 하는 기억이 나서 우리 생각 이상으로 친했네 하며 속으로 웃음짓기도?
오후 1시 반쯤 만나 저녁 6시 반이 다 되어 헤어졌다. 시간이 정말 훌쩍 지나갔네. 서로의 평범한 근황 속에 스며 있는 다정한 걱정들이 좋았고 오래간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고 따뜻하다.
비 오는 부천의 거리또한 유난히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졌다. 다음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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