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고양이

2012.11.24
구찌가 병원에 입원했다. 며칠간 상태가 이상하다 싶었다.
먼저 화장실에서 핏방울을 보았고, 구찌는 한번 화장실에 가면 모래에 멍하니 한참을 앉아 있다 그냥나온다.
이불에 앉아서는 소변을 볼것같은 엉거주춤한 자세, 걷는것도 뭐마려운 고양이마냥 걷는다.
난 눈치 없게도 구찌가 식사를 거부하기 시각할때쯤에야 휴가중인 동생을 시켜 병원에 데려가고 말았다.
신부전증.
친한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가 병명 통보를 받고 3일만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는 그 병이다.
동생에게 전화를 받고는 별생각 안들었는데, 그 친구와 통화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너무 복바치더라.
제일 작고, 어린 고양이인데 왜 갑자기 병에 걸린걸까. 원인도 알수없어 답답하기 그지없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방광이 매우 빵빵해져 있었고 의사 선생님이 배에 주사를 놓으니
오줌이 나왔다고 한다. 상태는 .. 뭐더라.. 어떤 수치가 2가 정상이고 4가 위험인데 구찌는 10까지 나왔다고 하니..
애 상태가 이리 되도록 눈치를 못채서 너무 미안했다.
퇴근후 병원문 닫기 일보 직전에 구찌를 보러 갔는데, 자다가 내가왔다고 힘들게 몸을 일으키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정말 다행하게도 수치도 정상으로 내려왔고, 소변도 조금이나마 본다고 해서 2박3일만에 퇴원귀가 했다.
집에 오니 마음이 편한지 엎어가도 모를정도로 곤히 잠들었다.

2012.12.04 추가
쉬운병이 아니라는건 책과 인터넷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고양이들이 죽는 많은 이유중 하나라고 하니.
집에 돌아와 상태가 호전된듯 보였으나, 여전히 건강하지 못하다.
먼저 퇴근한 동생이 구찌가 또 소변보는게 이상하다며 카톡을 보냈다.
정말 오래간만에 개고양이 자연주의 육아백과와 개고양이 사료의 진실 책을 펼쳤다. 신부전증을 이겨낸 고양이 카페에 들어가 글도 읽고,
프리챌에서 네이버로 이사온 살찐네에도 가입신청을 했다.
지금만큼은 저 두권의 책이 어느 의사보다 든든한 선생님으로 느껴진다.
힘들겠지만 얼마간의 기간동안 구찌를 위해 생식을 시작하려 한다.
그 추웠던날 길거리에서 우리집으로 온것은 단지 죽음을 일년간 유예하기 위함이 아니므로.

생식을 위해(개고양이 자연주의 육아백과 레시피 기준) 아이허브에서 주문한 영양제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카페에서 추천받은 영양제, 순서대로 비타민b, 비타민e, 허스크 파우더, 압착홍화씨오일, 비타민c, 오메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