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하 :D

2008.6.7~6.8

by 쏘쏘
중학교때 친구 ㅅㄱ이와 촛불 문화제에 가기로 하였다.
여러 주위 사람들이 은근 무관심한 가운데 참가 하고 싶다고 해서 괜시리 고마웠다.
어제 6일에 밤을 샌 통에 버스에서 조느라 만나는데 늦고 그래서 미안하기도 했고,ㅠ,
한 6시반쯤해서 시청에 도착하였다. 점심식사는 하고왔으나 간단히 배는 채워야할거 같아서
던킨에서 마실꺼랑 빵좀 먹고 문화제에 참석했다. 일찍일찍 움직여서였는지 
방송차 바로 앞 쪽에 앉을 수 있었는데, 화장실에 가려 일어서기 전까지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청일대를 메우고 있는지 몰랐었다. 빠져나갈수가 없을 정도? 움직일수가 없을정도? 암튼 좀 짱.
방송차와 함께한 문화제에서는 구호, 노래, 공연, 자유발언을 함께하였는데 그 중 빠라빰빰 공연이 내가보기엔
제일 인상적이었고 재미있었다. 십대와 이십대가 함께한 빠라빰빰, 차가 흔들릴 정도였다. 
빠라빰빰 공연이 끝나고 화장실에 가야할거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뒤로 보이는 이곳을 채운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기분좋은 경악을 했고, 우리가 참으로 앞에 앉아있었다는것을 채감했다.
화장실을 다녀온후, 당연히 원래 앉아있었던 자리로 돌아갈수가 없었기 때문에 방송차 뒤에서 문화제를 관람했다.
그곳에서 좀 마음아픈 모녀지간도 보았고, 헌법 1조 노래를 어째서 따라부르기 힘든 소녀 버젼으로 트는지
그이유도 알수 있었다. 작곡가가 이노래를 재 녹음했는데 이 버젼으로 틀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작곡가 오빠 미워.ㅠ 남자 버젼이 더 따라부르기 쉬운데... 헌법1조노래 .. 소녀버젼으로 바뀌고 나서 
따라부르는 사람이 없다구요. 음이 너무 높아서...)
자유발언 까지 마치고 본격적 가두 행진을 시작했는데, 선두열이 광화문까지의 행진을 마칠때까지
시청에선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지 못해 행진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니
그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예상가능할 법하다.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마치고 인파는 셋으로 갈라져 한그룹은 광화문을 지키고 두번째 그룹은 서대문으로
세번째 그룹은 안국동을 통해 청와대를 포위하기로 했다. ㅅㄱ이와 난 서대문행을 택했고 솔직히 독립문까지 와서 
그 선택을 후회했다^^; 그냥 광화문쪽에 있을껄.
독립문까지 도착했을때(완전 뺑뺑 돌아감) 이미 전경과 닭장차로 진로가 막혀있었고 길이 너무 좁아서였는지
밧줄을 사용하기도 좀 버거울듯 했다. 결국 서대문행을 택한  그룹은(주로 대학 모임) 통일도 잘 된 상태가 아니여서
각각 구호만 외치다 해산....하는듯 보였는데, 갑자기 골목길을 택해 청와대쪽으로 진입을 시작했다..
정말 조용히 우르르 뛰어가는데 솔직히 신났다. 정말 갑자기 분위기가 급 통일? 정말 골목골목 주택가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는데, 와 정말 그 골목마져도 닭장차로 봉쇄 해놨더라.
음.. 주택가에서 구호외치는건 좀 아니다 싶었는데, 구호 외치셔서 좀.. 마니 민망했음.
아무튼 서대문그룹은 광화문 그룹으로 흡수.

   광화문에서 대학교 후배 ㅅㅎ랑 만나기로 했는데 동기인 ㅇㅅ이도 온다고 하여 넷이 만나게 되었다.
ㅅㄱ이가 좀 민망해 하는듯하여 미안했다.
촛불문화제는 이쯤해서 불붙기 시작한듯 했다.
노래와 구호, 방송차까지 함께 해줬으므로 더욱 한목소리 내기가 좋았던 것 같다.
내가 본 촛불문화제는 정말 평화적이다. 이보다 더 평화적일수 없을정도로, 보기 답답할 정도로.
그런데 소수의, 프락치로 의심까지되는 흥분한 사람들때문에 폭력 집회로 의심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아무튼 집회가 불붙게된 결정적이유는 소화기 때문인듯싶다. 그것도 뭐 섞은듯한 소화기.
앞에서 대학과 여러 단체의 깃발들이 깃발을 흔들며 소화기가루를 어떻게 해보려고 했으나 역부족.
정말 무식하게 뿌려댔다.
여러사람들이 있었다.  닭장차 위에 올라갔다가 정말 무식하게 진압당하는 사람도 있었고.
순수한 분노인지  어디서 나온 프락치인지는 알수 없지만 레이져를 쏘는사람, 페트병 던지는 사람도 있고
그들을 말리는 사람도 있다. .쏘지말라고 해도 던지지말라고 해도 듣질 않는다. 
(특히 레이져는 정말 실명의 위험도 있는데. 폭력사용자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필요할것 같다.)
다치는 사람도 있고 그들을 치료하는 사람도 있다. 술마시고 행패부리는 사람, 그리고 그들을 막는 사람.
음식, 생수, 간식을 나눠주는 사람.
좋은 의도던 그렇지 않던간에 이 많은 사람을 한곳에 모아준 2mb 능력은 진짜 천재적.=_=
무능력도 능력은 능력인가?

  뒤에서 살수차에 물 급수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물냄새가 슬슬 느껴질때쯤 솔직히 무서워서
인도변에 앉아있었는데, ㅇㅅ이와 ㅅㅎ가 편의점에 간사이 졸업하신 오빠 2분이 지나가시는걸 목격
(ㅅㄱ오빠와 ㅅㅁ오빠) 같이 합류했다. 여자들끼리 있다가 오빠들이 오시니 왠지 모를 든든함도 있고
오빠들도 너무 자랑스럽고 멋지게 느껴졌다.
갑자기 사람들이 달려서 위험할때도 챙겨주시고, 위험할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얘기도 해주셨다.
김밥도 받아주시고 간식과 커피도 사주시고. 으흑. 완전 감동.
(같은 과 예비역 선배들중에서도 특히나 좋으신분들이었었는데 역시나 최고...)
지칠수도 있었던 밤샘집회가 두 오빠들 덕분에 든든하고, 즐겁다고 하면 이상한 표현일수도 있겠으나
굳이 표현하자면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것 같다.

전경들의 변소차가 사람들에 의해 중앙으로 끌려나왔다. 순식간에 폐차가 되버리더라.
그리고 백골단이 버스위로 올라왔다. 이때쯤해서 집회가 한차례 다시 불탔던듯 싶다.
슬슬 진압이 시작되려는것인지, 젼경들이 뛰어오고 사람들이 도망가기를 몇 차례.
동이 트고 날이 밝았으나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빠께서 "갈사람들이면 지금까지 여기 남아있지도 않았겠지" 라고 말하셨던것 같다.
날이 밝자 본격적인 진압이 시작되었다. 시민들은 인도로 밀리고 광화문 일대는 전경들이 점거했다.
정말 무서웠다. 인도로 도망가면서도 '아 내가 정말 이러다 죽을수도 있겠구나' 라는 공포감이 들었다.
사실 내가 살면서 이런 위압적 분위기와 공포감을 느낄일이 별로 없으니까.
광화문을 포기하고 사람들과 청계천으로 내려가면서도 끊임없이 구호를 외치고 시위했다.
그러다가 청계천쪽도 점거당하고 최후의 보루인 시청쪽...( 이곳에서 중학교 동창ㅅㄱ이는 몸이 너무 힘들었는지
먼저 집에 가게됬다. 많이 못챙겨줘서 너무 미안했다..)
사람들은 마침내 도로에 앉았다. 앉아있는 사람들에겐 전경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는지 진압을 시도 하진 않았다.
그 상태로 한참을 대치했다. 앉아있는동안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그러다가 전경들이 뒤로 한번 빠지기 시작했다.
쫓아가며 사람들의 센스있는구호 "가지마! 가지마!" "놀아줘! 놀아줘!"
그러다가 앉고 또 쫓아가고 앉고 또 쫓아가고...
그 와중에도 한의사분들이 지원해주신 약도 먹고, 여러 시민들이 나눠주시는 음료수, 간식, 컵라면도 받아먹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좀 감동이었던건 나눠준 약을 전경에게도 권유하여 전경도 약을 먹었다는거다.
솔직히 얘네들도 얼마나 힘들까. 얼굴을 봐도 이제는 나보다 앳된 얼굴이 더 많다.
그리고 그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하다.
얘네들이 무슨죄가 있겠나. 방패막이로 얘네들을 배치하는 윗대가리가 문제지.

앉았다 행진하다 앉았다 행진하다를 반복하다 좆선일보 건물옆 이순신 동상이 보이는 곳까지 다시 왔다.
옆에서 좋은 어른 두분과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번 집회에서는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는것 같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늦은 아침을 먹고 집으로 향했다. 아 아침 먹기 전에 화장실에서 전경을 보았다.
밥도 못먹고 피로해보이는게 안쓰러워서 초코파이랑 초코바를 드렸는데 마음이 아프다.
얘네도 전경이기 이전에 우리 후배, 우리동생, 우리형/오빠, 좋은 아들, 우리 친구, 멋진 남친이기도 했을텐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게 남은 분들께 너무 죄송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지치고 회의적으로 변해가는것 같다. 요즘 느끼는건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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