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삼촌
by 쏘쏘"두집은 서로 했느니 안했느니 하면서 옥신각신 다투다가 그 집 여편네가 파출소에 가서 따지자고 당신의 팔을 잡아 끌었던 모양인데 파출소 가자는 말에 당신은 대번에 기가 죽으면서 거기는 못간다고 주저 않아버리더라는 것이다. "
"아, 한날한시에 이집저집에서 터져나오던 곡소리"
"아니우다. 이대로 놔두민 이 사건은 영영 매장되고 말거우다. 앞으로 일이십년만 더 이서분서. 그 땐 심판받을 당사자도 죽고없고, 아버님이나 당숙님과 같이 증언할 분도 돌아가시고 나민 다 허사가 아니우꽈?
마을 전설로는 남을지 몰라도"
"당신은 그 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만 삼십년전 그 옴팡밭에서 그 구구식 총구에서 나간 총알이 삼십년의 오여곡절한 유예를 보내고 오늘에야 당신의 가슴 한복판을 꿰뚫었을 뿐이다."
얼마전 제주도에 다녀왔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4.3사건을 주제로 다녀왔는데...
제주도와 4.3의 여운이 가시지않아 순이삼촌이라는 책을 읽게되었다.
순이삼촌은 현기영 작가님의 중단편집에 실려있는 단편소설중 하나이다.
7살 어린시절에 43을 겪은 주인공의 시점과 목소리로 진행되는 짧은 단편소설인데
짧지만 그 당시 상황과 피해자,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아주 덤덤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더 울컥울컥하면서 읽은거 같다.
제주 4.3사건 현장과 제주의 생태에 대해 안내해주신 현지 선생님에게 들었던 많은 이야기의 워딩은 날아가고..
먹먹한 마음은 아직도 크게 남아있다.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벌어진 4.3사건...
광주 민주화운동은 민주화운동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지만 제주 4.3.사건에는 이름이 없다는 선생님의 말이 심장을 쿵쿵 때렸다.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조차 나는 43사건에 대해 배운적이 없었던거 같다.
비극이라는 비교되서도안되고 비교할 수도 없는것이지만...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을 규정하는 명칭도 없고 교육과정에서도 배제되는 것..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것은 너무 더더욱 속상한 일이다.
제주도는 굉장히 아름다운 섬이었다. 그런데 4.3을 알게되니 제주도가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지않는다.
섬 구석구석에 비극과 슬픔의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었다.
제주도를 단지 아름다운 관광지로만 알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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